Elio Altare, Barolo Vigneto Arborina 2017
엘리오 알타레(Elio Altare)는 바롤로의 ‘근대주의 혁명’을 이끈 대표적 생산자로, 1970–80년대에 단단하고 장기 숙성 중심이던 전통 스타일 대신 부드러운 타닌·과실 중심·정교한 양조를 도입해 피에몬테 와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작은 오크 배럴 사용, 저수확, 포도밭 관리 혁신 등을 통해 네비올로의 순도·우아함·디테일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세계적인 호응을 받았고, 현재는 딸 실비아(Silvia Altare)가 도멘을 이끌며 ‘빛나는 클래식과 현대성의 균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Vigneto Arborina’는 라 모라(La Morra)의 가장 상징적 포도밭 중 하나로, 알타레가 오랜 시간 공들여 관리해 온 핵심 구획입니다. 모래·석회질 기반의 따뜻한 토양과 남동향의 미세기후가 결합하여 라 모라 특유의 부드러움·풍성한 향·실키한 타닌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싱글 빈야드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2017년 피에몬테는 매우 따뜻하고 건조했던 해였지만, 라 모라의 고도와 모래·석회질 기반의 토양 덕분에 신선함을 유지하는 데 비교적 유리한 조건이었습니다. Barolo Vigneto Arborina 2017은 잘 익은 체리와 붉은 자두, 라즈베리 중심의 풍성한 과실에 로즈·바이올렛·감초·섬세한 스파이스가 겹쳐지는 따뜻한 해 특유의 향미가 선명합니다. 입안에서는 2017 빈티지답게 더 넓은 볼륨과 부드러운 타닌이 나타나지만, 라 모라 테루아 덕분에 산도가 충분히 살아 있어 전체적인 균형이 매끄럽습니다. 피니시에서는 레드베리와 플로럴, 은은한 미네랄의 여운이 길게 이어지며, 지금도 펼쳐지는 매력을 지녔지만 2025–2038년 사이에 가장 조화롭고 입체적인 전성기를 보여드릴 것으로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