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Dugat, Bourgogne Rouge 2022
클로드 뒤가(Claude Dugat)는 제브레-샹베르땅(Gevrey-Chambertin)에 기반을 둔 부르고뉴의 상징적인 도멘 중 하나로, 소규모이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1955년부터 포도밭을 가꿔온 뒤가 가문은 극도로 낮은 수확량과 철저한 포도 선별, 최소한의 개입으로 포도 자체의 순수한 힘을 담아내는 것을 철학으로 삼습니다. 특히 클로드 뒤가의 와인들은 농밀한 과실미와 정교한 구조, 숙성 잠재력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부르고뉴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숨은 보석” 같은 존재로 여겨집니다.
2002년은 부르고뉴에서 우아함과 균형감이 뛰어난 빈티지로 손꼽히며, 특히 코트 드 뉘(Côte de Nuits)에서 정교한 구조와 장기 숙성 잠재력이 돋보이는 해였습니다. 클로드 뒤가 부르고뉴 루즈 2002는 오랜 숙성을 거치며 신선한 붉은 과실향은 말린 체리와 건자두, 석류의 뉘앙스로 변했고, 가죽, 송로버섯, 삼나무, 흙내음 같은 20년 넘은 피노 누아 특유의 삼차 향이 복합적으로 피어납니다. 입안에서는 탄닌이 부드럽게 녹아들어 실크 같은 질감을 이루고, 산도는 여전히 살아 있어 와인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피니시는 길고 고요하며, 세월이 만든 깊이와 섬세함이 남아 고전적인 부르고뉴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게 합니다. 지금은 절정기를 지나 원숙한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