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eau Canon la Gaffeliere 1987
샤또 까농 라 가펠리에르는 생떼밀리옹(Saint-Émilion) 남쪽 경사면에 위치한 Comtes von Neipperg 가문 소유의 와이너리로, 오랜 역사를 지닌 귀족 가문이 운영하는 명문 샤또입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슈테판 폰 니페르크(Stephan von Neipperg)가 경영을 맡으며, 유기농 재배와 섬세한 양조 기술을 도입해 와인의 품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포도밭은 석회암과 점토, 모래가 혼합된 복합 토양으로, 까베르네 프랑과 메를로의 이상적인 밸런스를 만들어냅니다. 이 샤또는 “메를로의 풍부함과 까베르네 프랑의 세련미가 공존하는 생떼밀리옹의 귀족”이라 불립니다.
1987년은 보르도 전역에서 비교적 서늘하고 습한 기후가 이어졌던 해로,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산미 중심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빈티지입니다. 특히 까농 라 가펠리에르는 석회질 기반의 토양 덕분에 신선함과 구조감을 잃지 않아, 1987년 와인 중에서도 균형감이 잘 잡힌 편으로 평가됩니다.
와인은 이미 완전히 숙성되어, 섬세하고 복합적인 삼차향이 중심을 이룹니다. 잔을 들면 말린 체리, 자두 컴포트, 삼나무, 담배잎, 젖은 흙, 약간의 트러플 향이 고요하게 퍼지며, 미묘한 가죽과 허브, 감초의 뉘앙스가 이어집니다. 입 안에서는 부드럽게 녹은 타닌과 세련된 산미가 균형을 이루고, 중심에는 숙성된 붉은 과실과 가죽, 버섯의 향이 레이어처럼 겹칩니다. 피니시에서는 삼나무, 향신료, 미세한 미네랄이 길게 이어지며, 고전적인 생떼밀리옹의 우아함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