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또 파비(Château Pavie) 는 생테밀리옹(Saint-Émilion)에서 가장 상징적인 그랑 크뤼 중 하나이자, 2012년 이후 Premier Grand Cru Classé “A” 로 승격된 보르도 우안의 대표적인 생산자입니다. 4세기부터 포도 재배의 역사가 이어져 온 유서 깊은 밭으로, 현재는 제라르 페르스(Gérard Perse) 가 1998년 인수한 이후, 현대적이면서도 완벽주의적인 양조 철학으로 와인의 수준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샤또 파비의 밭은 생테밀리옹 남동쪽 경사면의 석회암과 점토 토양 위에 자리하며, 해가 잘 드는 남향 포지션 덕분에 포도가 천천히, 그리고 완벽히 익습니다. 이 뛰어난 떼루아 덕분에 파비는 늘 힘과 깊이, 정제된 구조를 동시에 보여주는 와인으로 평가됩니다.
2021년은 보르도에서 서늘하고 어려운 해였지만, 파비는 탁월한 포도밭 관리와 엄격한 선별을 통해 놀라울 만큼 순도 높은 표현을 보여줍니다. 잘 익은 블랙체리, 자두, 보이젠베리, 바이올렛, 삼나무, 스모크, 감초 향이 층을 이루며 피어오릅니다. 입 안에서는 중후한 과실과 세련된 산미, 미세한 탄닌이 긴장감 있게 균형을 이루고, 미네랄이 뚜렷하게 느껴지는 피니시가 길게 이어집니다. 전체적으로 2021년의 샤또 파비는 전형적인 힘보다는 정제된 에너지와 우아함이 강조된 스타일로, 신선함과 깊이를 모두 지닌 엘레강트한 빈티지로 완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