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반니 카노니카(Giovanni Canonica)는 바롤로 지역에서도 가장 작은 규모의 생산자 중 하나로, 라 모라(La Morra) 마을 인근의 단일 포도밭 파이아갈로(Paiagallo)에서 소규모로 와인을 빚고 있습니다. 카노니카는 1980년대 초반부터 이 밭을 직접 경작하며 전통적인 방식으로만 바롤로를 만들어왔는데, 화학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연 효모 발효와 긴 침용 과정을 통해 순수한 네비올로의 개성을 담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생산량은 극히 적어 매년 몇 천 병 수준에 불과하며, 현지 와인 애호가들과 컬렉터들 사이에서 ‘조용히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존재로 불립니다.
2016년은 피에몬테에서 이상적인 생육 조건과 균형 잡힌 성숙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뛰어난 빈티지로 꼽힙니다. 바롤로 파이아갈로 2016은 선명하고 집중도 높은 체리와 석류, 잘 익은 자두의 풍미가 중심을 이루며, 바이올렛과 장미, 삼나무, 감초, 타르와 같은 고전적인 바롤로 아로마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집니다. 탄닌은 강건하면서도 곱게 다듬어져 있으며, 활기찬 산도와 함께 구조적 긴장감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장기 숙성에 탁월한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피니시는 길고 에너지 넘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토양에서 기인한 섬세한 미네랄리티와 향신료의 뉘앙스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