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반니 카노니카(Giovanni Canonica)는 바롤로 지역에서도 가장 작은 규모의 생산자 중 하나로, 라 모라(La Morra) 마을 인근의 단일 포도밭 파이아갈로(Paiagallo)에서 소규모로 와인을 빚고 있습니다. 카노니카는 1980년대 초반부터 이 밭을 직접 경작하며 전통적인 방식으로만 바롤로를 만들어왔는데, 화학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연 효모 발효와 긴 침용 과정을 통해 순수한 네비올로의 개성을 담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생산량은 극히 적어 매년 몇 천 병 수준에 불과하며, 현지 와인 애호가들과 컬렉터들 사이에서 ‘조용히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존재로 불립니다.
2018년은 피에몬테에서 비교적 온화한 기후와 적당한 강수량이 이어져 고전적인 스타일의 바롤로를 만들 수 있었던 해였습니다. 카노니카의 바롤로 파이아갈로 2018은 신선한 체리와 라즈베리 같은 밝은 붉은 과실향을 중심으로, 장미잎과 말린 허브, 삼나무, 은은한 타르의 뉘앙스가 어우러집니다. 입안에서는 미세한 탄닌이 섬세하게 짜여 있으며 산도는 생동감 있게 뒷받침해 와인을 긴장감 있게 이끌고, 중후반에는 석회질 토양 특유의 미네랄감과 매끈한 질감이 조화를 이룹니다. 피니시는 길고 매혹적인 꽃 향과 붉은 과실의 여운을 남기며, 현재도 매력적이지만 장기 숙성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구조미를 드러낼 잠재력이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