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eau Palmer 2014
샤또 팔머의 역사는 1814년 영국의 대령이었던 Charles Palmer가 보르도를 지나 귀향하던 중, 쇠락해 가던 Château de Gascq를 사들이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당시 영국에서 인기 있었던 론 지역이나 스페인의 힘 있는 와인 대신 마고의 기후와 토양을 온전히 표현하는 섬세한 와인을 만들고자 양조 시설의 근대화에 힘썼고, 그의 사후인 1855년 메독 그랑 크뤼 3등급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샤또 팔머의 자갈밭은 원활한 배수와 열 조절을 돕고, 포도를 빽빽하게 심어 각 포도나무가 더 깊이 뿌리 내려 더 좋은 품질의 열매를 맺게 합니다. 밭별로 수확된 포도는 고유의 개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54개의 서로 다른 용량의 탱크에서 발효를 진행합니다. 이후 큰 올드 배럴에서의 1차 숙성과 작은 배럴에서의 2차 숙성을 합하여 약 20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 병입됩니다. 팔머의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유사한 비율로 블렌딩 되어 탄탄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잡고, 소량의 쁘띠 베르도로 특유의 향신료 향을 더합니다.
샤또 팔머가 200주년을 맞이하는 2014년은 샤또가 바이오다이나믹(Biodynamic) 농법으로 전환한 이후로 새로운 도전과 또 다른 기회를 주었습니다. 당해 7월까지는 포도가 자라고 익기 좋은 조건이 되었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날씨가 불안정해지며 포도나무는 이파리를 더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8월까지도 이런 조건이 이어져 포도송이가 늦게 익었으나, 9월에는 호전되어 열매 크기의 감소, 당도 및 타닌의 증가 등 품질이 개선되었습니다. 한편, 양조 과정에서는 2년간의 연구를 거쳐 마침내 보존용 황 성분을 첨가하지 않을 수 있게 되어 해당 빈티지가 지닌 다양한 복합미를 드러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