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eau Palmer 2015
샤또 팔머의 역사는 1814년 영국의 대령이었던 Charles Palmer가 보르도를 지나 귀향하던 중, 쇠락해 가던 Château de Gascq를 사들이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당시 영국에서 인기 있었던 론 지역이나 스페인의 힘 있는 와인 대신 마고의 기후와 토양을 온전히 표현하는 섬세한 와인을 만들고자 양조 시설의 근대화에 힘썼고, 그의 사후인 1855년 메독 그랑 크뤼 3등급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샤또 팔머의 자갈밭은 원활한 배수와 열 조절을 돕고, 포도를 빽빽하게 심어 각 포도나무가 더 깊이 뿌리 내려 더 좋은 품질의 열매를 맺게 합니다. 밭별로 수확된 포도는 고유의 개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54개의 서로 다른 용량의 탱크에서 발효를 진행합니다. 이후 큰 올드 배럴에서의 1차 숙성과 작은 배럴에서의 2차 숙성을 합하여 약 20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 병입됩니다. 팔머의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유사한 비율로 블렌딩 되어 탄탄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잡고, 소량의 쁘띠 베르도로 특유의 향신료 향을 더합니다.
2015년은 (1965년을 빼면) 연도가 '5'로 끝나는 빈티지는 언제나 최상급의 품질임을 다시금 보여주었습니다. 건조한 봄은 포도나무의 성장과 개화를 도왔고, 중간에 내린 비는 꽃의 수정과 열매의 성장을 도왔습니다. 뒤이은 건조한 6월은 포도 껍질과 그 안의 타닌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7월 이후에는 온화한 날씨 속에 비가 이어지기도 했고, 수확기에 이르기까지 마고 지역 전체에 알맞은 기후가 조성되었습니다. 2015 빈티지는 타 연도에 비해 알코올 도수는 다소 높으나, 잘 성숙한 포도 껍질과 씨로 말미암은 조밀한 타닌 구조감 덕에 거친 느낌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