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eau Palmer 2016
샤또 팔머의 역사는 1814년 영국의 대령이었던 Charles Palmer가 보르도를 지나 귀향하던 중, 쇠락해 가던 Château de Gascq를 사들이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당시 영국에서 인기 있었던 론 지역이나 스페인의 힘 있는 와인 대신 마고의 기후와 토양을 온전히 표현하는 섬세한 와인을 만들고자 양조 시설의 근대화에 힘썼고, 그의 사후인 1855년 메독 그랑 크뤼 3등급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샤또 팔머의 자갈밭은 원활한 배수와 열 조절을 돕고, 포도를 빽빽하게 심어 각 포도나무가 더 깊이 뿌리 내려 더 좋은 품질의 열매를 맺게 합니다. 밭별로 수확된 포도는 고유의 개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54개의 서로 다른 용량의 탱크에서 발효를 진행합니다. 이후 큰 올드 배럴에서의 1차 숙성과 작은 배럴에서의 2차 숙성을 합하여 약 20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 병입됩니다. 팔머의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유사한 비율로 블렌딩 되어 탄탄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잡고, 소량의 쁘띠 베르도로 특유의 향신료 향을 더합니다.
2016년의 겨울은 매우 온화하여 포도나무들의 성장을 촉진했으나, 봄에는 비가 지속되어 흰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습니다. 샤또가 바이오다이나믹(Biodynamic) 농업으로 전환한 후로는 처음 겪는 날씨였지만, 재배자들의 헌신과 노력에 따라 성공적으로 극복했습니다.
건조한 여름을 지나 당해 수확은 샤또 전체 역사에서도 가장 늦은 10월 3일에 시작되었습니다. 비록 수확량은 많지 않았지만, 각 포도 열매의 타닌과 향은 놀라운 수준으로 샤또는 압착 과정에서 이런 특성을 더욱 강하게 끌어냈습니다. 와인은 발효를 거치며 알맞은 알코올 도수, 매우 탄탄한 타닌, 그러면서도 벨벳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갖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