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eau Palmer 2000
샤또 팔머의 역사는 1814년 영국의 대령이었던 Charles Palmer가 보르도를 지나 귀향하던 중, 쇠락해 가던 Château de Gascq를 사들이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당시 영국에서 인기 있었던 론 지역이나 스페인의 힘 있는 와인 대신 마고의 기후와 토양을 온전히 표현하는 섬세한 와인을 만들고자 양조 시설의 근대화에 힘썼고, 그의 사후인 1855년 메독 그랑 크뤼 3등급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샤또 팔머의 자갈밭은 원활한 배수와 열 조절을 돕고, 포도를 빽빽하게 심어 각 포도나무가 더 깊이 뿌리 내려 더 좋은 품질의 열매를 맺게 합니다. 밭별로 수확된 포도는 고유의 개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54개의 서로 다른 용량의 탱크에서 발효를 진행합니다. 이후 큰 올드 배럴에서의 1차 숙성과 작은 배럴에서의 2차 숙성을 합하여 약 20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 병입됩니다. 팔머의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유사한 비율로 블렌딩 되어 탄탄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잡고, 소량의 쁘띠 베르도로 특유의 향신료 향을 더합니다.
샤또에서는 2000년을 회상할 때 '숙성(Maturation)'을 주요 특징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온화한 봄이 이어져 예년보다 포도가 더 일찍 자라기 시작했고, 5월에는 비가 이어지며 개화가 제때 이루어지도록 하는 샤또의 노력이 중요했습니다. 7월부터 수확기까지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포도가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익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알맞은 산도와 성숙한 타닌이 조화를 이뤄 복합미가 가득하고 장기 숙성에도 매우 적합한 와인이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