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eau Palmer 2005
샤또 팔머의 역사는 1814년 영국의 대령이었던 Charles Palmer가 보르도를 지나 귀향하던 중, 쇠락해 가던 Château de Gascq를 사들이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당시 영국에서 인기 있었던 론 지역이나 스페인의 힘 있는 와인 대신 마고의 기후와 토양을 온전히 표현하는 섬세한 와인을 만들고자 양조 시설의 근대화에 힘썼고, 그의 사후인 1855년 메독 그랑 크뤼 3등급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샤또 팔머의 자갈밭은 원활한 배수와 열 조절을 돕고, 포도를 빽빽하게 심어 각 포도나무가 더 깊이 뿌리 내려 더 좋은 품질의 열매를 맺게 합니다. 밭별로 수확된 포도는 고유의 개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54개의 서로 다른 용량의 탱크에서 발효를 진행합니다. 이후 큰 올드 배럴에서의 1차 숙성과 작은 배럴에서의 2차 숙성을 합하여 약 20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 병입됩니다. 팔머의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유사한 비율로 블렌딩 되어 탄탄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잡고, 소량의 쁘띠 베르도로 특유의 향신료 향을 더합니다.
2005년은 1976년 이래 프랑스 전체를 통틀어 봐도 독보적인 가뭄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샤또는 포도를 솎아 내고 마디를 정리하여 포도의 수분 소비와 영양 공급을 최적화하고자 하였습니다. 수확량이 극히 줄어드는 것은 필연이었지만, 그 가뭄을 견뎌낸 포도들은 매우 작고 농축된 최상급의 열매를 맺었습니다. 양조 과정에서도 포도의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타닌과 농축된 맛이 보전되어 2005 빈티지를 근 10년 내 가장 힘세고 개성이 뚜렷한 빈티지로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