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eau Palmer 2006
샤또 팔머의 역사는 1814년 영국의 대령이었던 Charles Palmer가 보르도를 지나 귀향하던 중, 쇠락해 가던 Château de Gascq를 사들이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당시 영국에서 인기 있었던 론 지역이나 스페인의 힘 있는 와인 대신 마고의 기후와 토양을 온전히 표현하는 섬세한 와인을 만들고자 양조 시설의 근대화에 힘썼고, 그의 사후인 1855년 메독 그랑 크뤼 3등급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샤또 팔머의 자갈밭은 원활한 배수와 열 조절을 돕고, 포도를 빽빽하게 심어 각 포도나무가 더 깊이 뿌리 내려 더 좋은 품질의 열매를 맺게 합니다. 밭별로 수확된 포도는 고유의 개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54개의 서로 다른 용량의 탱크에서 발효를 진행합니다. 이후 큰 올드 배럴에서의 1차 숙성과 작은 배럴에서의 2차 숙성을 합하여 약 20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쳐 병입됩니다. 팔머의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유사한 비율로 블렌딩 되어 탄탄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잡고, 소량의 쁘띠 베르도로 특유의 향신료 향을 더합니다.
2006년은 전반적으로는 덥고 건조한 가운데 갑작스러운 기상 이변이 나타나기도 했던 해였습니다. 봄부터 7월까지는 더운 날씨가 이어져 포도가 익기에 좋은 조건에 있었으나, 8월부터는 서늘하고 습한 날씨도 번갈아 나타나면서 병충해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샤또는 이런 불규칙성 속에서도 고품질의 포도, 그리고 와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꾸준히 포도 수관 (캐노피) 을 관리하는 한편 각 획지 단위로 최적 수확 시기를 지켜 수확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006 빈티지는 더운 여름 동안 축적된 잠재력을 여실히 보여주면서도 샤또 팔머 특유의 우아함과 섬세함을 잃지 않았습니다.